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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영혼이란

관리자

2021-08-06 01:07:39, 조회 : 88, 추천 : 14

이라크에 파병된 미 해병대원 챈스 펠프스(Chance R Phelps) 일병은

2004년 4월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이라크에서 독일로, 대서양 건너 미국으로

그리고 와이오밍주 듀보이스에 이르는 긴 여정이었지요

운명의 그날!!

챈스는 호송 임무 중 머리에 치명적 총상을 입고 전사했어요

19세의 꽃다운 나이였지만 군인으로서 그의 죽음은 특별하지 않았지요

전장에서는 어쨌든 누군가 죽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2009년 ‘챈스 일병의 귀환(Taking Chance)’이라는 홈 무비가 제작되었어요

챈스의 유해가 고향에 이송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그려냈지요

전쟁 영화지만 총 쏘는 장면 하나 없어요

그러나 눈물이 절로 흐르지요

이 영화는 전쟁 자체에 대해서는 묻지 않아요

하지만 정치학자의 눈에 이 영화는 특별한 점이 있지요

미국이 국가의 영혼을 어떻게 창조하고

또 어떻게 그것을 존엄하고 고결하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모든 국가는 저마다의 영혼을 가지고 있지만

저절로 존엄하거나 고결해 지는것은 아니지요

인상적인 것은 미국민이 이 일에 스스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참여한다는 사실이지요

챈스 일병의 귀향 과정을 보면

챈스의 유해는 비행기를 두번 타고 다시 자동차로 달려 듀보이스에 도착하지요

비행기에 탈 때 기장과 공항 노무자들이 도열해 경례를 올렸어요

그런 근무 수칙이 있는 것도 아니지요

스튜어디스는 가족에게 십자가 목걸이를 전했어요

착륙전 기장의 안내에 따라 승객들은 모두 조용히 자리에 머물러

유해를 에스코트하는 군인을 먼저 내리게 했지요

대형 트레일러 운전사는

챈스의 운구차를 보자 모자를 벗고, 라이트를 켜고, 앞에서 길을 인도했어요

모든 차들이 운구차를 앞지르지 않고 전조등을 켠 채 뒤따랐지요

콜로라도의 광활한 대지와 하늘을 배경으로 작은 추모 행렬이 만들어졌어요

챈스는 가족과 친구, 주민, 참전 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 공동묘지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았지요

누구도 울부짖지 않았어요

작은 흐느낌, 조용히 흘러내리는 눈물만이 유족의 슬픔을 보여주었지요

강인한 절제, 그것은 죽음을 넘어선 사자(死者)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어요

원래 미국의 시민 문화는 군대와 군인에 우호적이지 않았어요

미국민은 압도적으로 자유주의자이기 때문이지요

프랑스인이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유주의 등 온갖 이념의 소유자인 것과 대조적이지요

자유주의는 군 또는 군사적인 것과 대립적이지요

자유주의는 인간 본성의 선을 믿으며 그 핵심은 개인주의인 것이지요

하지만 군은 인간의 내면에 악이 깃들어 있다고 보며 본질적으로 집단주의인 것이지요

실제로 1784년 미국 대륙회의는 상비군이 공화제 원칙에 어긋나고

전제정치의 도구로 악용된다는 데 동의하며 독립전쟁을 치른 정규군을 해산시켰어요

그러나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민은 군에 대해 현실적 견해를 갖게 되었지요

하지만 자유주의의 영향력은 근본적인 것이었어요

그래서 자유주의의 이상적 군인상은 시민군(citizen-soldier)으로 승화됐지요

시민이 바로 군인인 것이지요

전장에서의 죽음 또한 군인의 직업적 소명보다는 자유와 평화에 대한 시민의 헌신으로 보지요

그래서 그 사람을 영원히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동료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지요

챈스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배려도 그 때문이지요

국가도 최상의 명예를 부여하고 존엄성을 갖춰 예우하지요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도 먼저 거수경례를 하지요

미국민은 의무보다 마음으로부터 그렇게 하고 있어요

토크빌이 말한 미국민의 ‘마음의 습관(habits of the heart)’이 바로 이것이지요

전사자의 숭고함에 대한 그들의 기억은 유산이 되고 마침내 국가의 영혼이 되지요

그렇게 애국심이라는 시민 종교가 탄생하지요

그 국가는 이제 ‘신성한 계약(covenant)’의 공동체로 승화되지요

이게 조국이지요

국가는 절로 조국이 되지 않아요

영혼없는 국가는 지속될수 없어요

대한민국의 영혼은 안녕한가요?

천안함 음모론을 믿는 한 네티즌은

“천안함 생존 쓰레기들아. 어떻게 한 마리도 양심 선언하는 놈이 없냐”는 글을 올렸지요

그 생존자 16명이 지난번 현충일에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절규했어요

전 천안함 함장 최원일씨는

“냉대와 홀대는 익숙해졌다. 우리 사회가 천안함을 잊으려고 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했지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전쟁의 위험성이 높은 나라이지요

하지만 천안함조차 조롱받고 망각되는 이런 나라에서 자유와 평화가 온전할수 있을까요?

나라를 위해 몸 바친 한 명의 병사를 돌보는 것은 한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허기사 8만2000여명에 달하는 국군포로에 대해서

단 한미디 말도 못하는 정권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

산 옆 외딴 골짜기에 혼자 누운 국군이여,

“당신의 희생에 감사드립니다(Thank you for your service).”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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