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고향에 다녀오면 으레 부모님의 헌 농가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 지 고민이다. 팔려고 내놓아도 매수자가 없는 게 시골집이다.
부모님이나 자신의 노후를 대비해 미리 농가를 사두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윳돈으로 사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거나 추후 고쳐 살기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애물단지처럼 느껴지는 농가를 싼 값에 `살 만한' 집으로 고치는 방법을 소개한다.
@개보수 사례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에 살고 있는 이용범(가명) 씨는 사진작가다.
98년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서울서 이곳 고향으로 내려왔다.
원래 이 집은 텃밭을 포함해 150평 정도의 낡은 농가였다.
외양간과 창고 등 건물 3개로 구성된 `@'자 형이며 가운데는 마당이다.
우선 외양간이 있던 자리를 넓혀 주방을 만들었다.
주방 옆에 있던 방과 마루는 하나로 터서 방으로 개조했다.
방 옆의 공터는 작업실로 꾸몄다.
화장실은 대문이 있던 위치로 끌어내 수세식으로 바꿨다.
마지막으로 외벽을 따라 벽을 이었다.
이렇게 하니 원래 마당이었던 곳이 집안 거실이 됐다.
지붕은 가격이 낮은 양철 소재로 덮었다. 밤하늘을 볼 수 있도록 천장에는 창문을 냈다.
따로 떨어져 있었던 세 채의 집이 40평짜리 한 채로 변신했다.
집과 집이 만나는 틈새는 의상실과 세탁실을 끼워 넣어 공간을 적극활용했다.
이 집에 들어간 개조비용은 총 4000만원 선(표 참조).평당 공사비는 약 100만원 정도로 도시에서 실평수 40평을 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의 절반 수준이다. 이 씨는 특히 한 번에 모두 뜯어 내지않고 그때 그때 필요한 부분을 손질하는 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목돈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고치나
생김새가 제각각인 농가주택을 일률적인 틀로 개보수하기는 힘들다.
통상 지붕을 높이고 벽체를 헐거나 세워 공간을 재구획하는 것이 가장 큰 작업이다.
소규모 개보수인 경우 난방시스템을 바꾸고 마감을 다시 하는 방식을 많이 선택한다. 전면 개보수인 경우 벽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관건이다.
기존 재래식 농가가 대부분 3평 내외의 소규모 방을 중심으로 지어진 만큼 이들 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이용범씨의 사례에서 처럼 방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이용할 때는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반면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안방 주위 벽을 허무는 경우에는 보조틀을 미리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의 내력벽을 함부로 헐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철골조인 보조틀을 설치할 경우 비용이 20만∼30만원 가량 추가된다. 건축이나 구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난방을 바꿀때는 기존 구들을 걷어 낸 후 보일러용 난방 파이프를 배관해야 한다.
원래 있던 바닥위에 패널을 덮는 방식은 비용이 덜 들긴 하지만 방 크기가 상당폭 준다.
바닥 난방공사 비용은 평당 15만원 안팎이다.
벽체를 마감할 때는 건축업자가 제시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선택하는 편이 좋다.
워낙 다양한 마감재가 나와 있어 취향에 맞는 제품을 마음껏 고를수 있다. 선택 폭이 넓은 만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내부를 모두 고쳐야 할 때는 종종 신축비용과 맞먹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초기에 가용 예산과 팡당공사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간이나 목적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리모델링 전문 업체에 문의해 노후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개보수 비용이 예산보다 크게 들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주택의 뼈대와 배수 방수 난방 급수방식이라는
5가지 기본구조와 설비의 노후 정도를 점검해야 한다.
건축공사 가이드
